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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우수수기] 50년만에 간 만리포 (3월 경비지원여행 최탄)
글쓴이 : 고요한작성일 : 2018-03-30조회수 : 540
만리포사랑 노래비
▲만리포사랑 노래비
관촉사 은진미륵 입구에서 한 컷
▲관촉사 은진미륵 입구에서 한 컷
오층석탑
▲오층석탑
석등 은진미륵에서 같이 간 남승우 기사님과 함께 기념 사진
▲석등 은진미륵에서 같이 간 남승우 기사님과 함께 기념 사진
만리포 해수욕장
▲만리포 해수욕장
세 늙은이의 나들이 (초록여행)
최 탄
늙은이 -1

퍽 고단하여 손만 씻고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방은 따듯하고 이부자리도 부드러웠다. 앞 못 보는 나를 항상 보살펴주는 김 선생과 우리 글 모임 반장님의 권유에 따라 나선 이번 여행길은 제법 긴 자동차 여행 이였다. 오전 11시 쯤 에 집에서 출발하여 논산 언저리의 무슨 절에 있는 고려 때의 미륵불을 보고 이 곳 만리포 바닷가에 도착한 것은 거의 해질녘 이였다. 미륵불은 산비탈 높은 곳에 있는지 이리저리 꺾어진 계단을 아마 150단 쯤 올랐던 것 같다. 조촐한 절 마당 한 쪽에 미륵불이 모셔져 있었고 그 높이가 한 3층 쯤 된다고 했다.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었었고 이 곳 바닷가에서는 파도소리, 바람소리를 한참이나 들었다. 푸짐한 모둠회와 시원한 맑은 탕의 저녁식사는 참으로 맛있었고, 잠시 거닐다 숙소로 돌아오니 무척이나 고단하였다. 다 늙어도 여자라고 나 혼자 따로 방을 쓰게 하고 여러 가지 과일, 음료수를 준비해 냉장고에 넣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 아침식사로 주문하여둔 전복죽을 생각하니 입맛이 다셔진다. 그래! 이런저런 생각하다 깜박 잠들면 아침 이겠구나…….

늙은이 -2

민 집사님, 반장님, 앞 못 보는 두 사람 이끌고 떠났던 이번 여행길은 친절한 운전기사가 있어서인지 힘들지 않았다. 논산의 은진미륵은 고려 광종 때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요 근래 국보로 승격되었는지 관촉사 입구에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제법 긴 시간에도 민 집사님은 멀미도 하지 않았고, 반장님과 함께 나눈 가벼운 이야기는 다소의 지루함을 씻어 주었다. 음료수, 초콜릿, 그리고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는 모두 일품이었다. 만리포는 반장님이 대학 시절 한동안 지냈던 곳이라는데 펜션,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선 지금은 모래톱이 거의 사라져 모래밭은 밟아보지 못하고 바닷물에 손만 적시던 반장님은 못내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저녁 식사 때 술 한 병을 혼자 다 비웠고 그리고 유쾌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하룻밤이나마 같이 지내며 사귀어보니 참 괜찮은 친구인데 마누라만 혼자 교회에 보내는 것만은 유감스러웠다.

늙은이 -3

초록여행이란 행운이 찾아왔다. 얼떨결에 선정한 행선지는 중학시절 수학여행 갔던 은진미륵과 대학생 때 놀러갔던 만리포 해수욕장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 글 모임의 제일 연장자이신 민 집사님과 김 선생님을 모시기로 했고, 목적지보다 여행 자체의 즐거움만 기대하기로 작정했다. 깔끔한 군것질,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 편안한 잠자리 그리고 이야기 같은 것으로……. 다행히 운전기사는 퍽 친절하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을 잡고 걷다 보니 왼쪽 팔이 걸음에 맞춰 오르내려서 왼발에 장애가 있는 것을 알았다. 요즈음 자동차 운전에는 왼발 쓸 일이 없으니 괜찮겠지 했는데 운전솜씨는 훌륭했다. 옛날 중학시절 수학여행 때 들렸던 은진미륵은 산비탈을 올라간 곳에 조그마한 암자와 같이 있었는데 이제 와보니 높고 가파른 계단과 함께 관촉사 란 절을 복원해 놓았다. 경내를 돌아 내려오는 길에 들은 템포 빠르고 현대화된 찬불가는 내 머릿속에 미륵불과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저녁 때 까지 달려온 만리포는 모래사장은 다 없어지고 파도소리만 남아있었고 새벽에 혼자 숙소 베란다에 나와 들어본 파도소리는 옛날과는 달라진 듯 하였는데, 내 탓인지 바다 탓인지……. 나는 나름대로 여행이 즐거웠으나 누님 같고 형님 같은 두 분에게도 초록여행이 그야말로 초록빛이었기를 바란다.

운전사

초록여행길 운전이 20번 쯤 되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세 노인 분들이고 두 분은 앞을 못 보신다기에 고생길을 각오했는데 전혀 달랐다. 세 분은 천천히 잘도 움직이셨고 차 안에서도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큰소리로 자기 말만 하지도 않았고 또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계속 중얼거리지도 않았다. 서로 소곤소곤 조용히 이야기했고 맛있게 군것질도 하셨고 또 쓰레기는 한군데로 모으고 계셨다. 인솔자인 듯한 분도 꽤 노련하였다.
“카드로 결제되지 않는 곳도 있을 터이니 이것은 기사양반이 가지고 지불하세요.”
이렇게 말하며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돈을 건네주어서 나를 편하게 했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잘못 지나쳐 한참이나 돌아올 때에도 빙긋 웃으며 모르는 척 하며
“지난밤에 이곳에 눈이 많이 왔다는데 산 위에 눈이 남아있어요?” 라고 엉뚱한 말도 하였다.
내가 좀 달렸더니
“추월선에 우리 차하고 속도 맞추어 달리는 차가 있습니까?” 하고 완곡하게 속도를 줄일 것을 당부하는 식이다.
또 식후에 다소 노곤하여 질 때 쯤 이면
“우리 지금 어디 쯤 가고 있어요?” 라고 하거나
“초콜릿 남았는데 기사 양반 더 드실래요?” 하고 말을 걸어 졸음과 지루함을 쫓아주곤 했다.
비용 처리도 깔끔하였고 돌아온 다음 차 안에는 내가 마시던 캔 커피 이외에 쓰레기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 분들만 계시면 초록여행 운전도 항상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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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총 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장은희 (2018-04-04 21:45)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기사분까지 후기를 써 주시니 더 감동적이네요~
답글(0)
 
강정화 (2018-04-04 09:37) 
축하드립니다! 3월 우수수기에 선정되셨습니다^^
답글(0)
 
강세희 (2018-04-02 09:16) 
언제나청춘 초록여행 중앙센터 강세희입니다.
마치 잘 쓰여진 한권의 책을 읽는 듯한 함께 여행을 떠난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생동감 넘치고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드립니다!

목적지보다 여행 자체의 즐거움을 기대하셨다는 고객님의 말씀이
이번 여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를 배려하며 차곡차곡 쌓아올린 여행의 추억이 앞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 모든 이들에게 큰 힘이 될거라 믿습니다 !

후기 작성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초록여행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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